레이더가 찾아낸 페트라 '보물창고'의 비밀은?
보물창고 아래, 보물 대신 사람이 있었다.

요르단 남부 마안(Ma'an) 주에 있는 고대 도시 페트라(Petra)에 가 본 사람이라면 이 장면을 기억할 거예요. 좁은 바위 협곡 '시크(Siq)'를 한참 걷다 보면, 분홍빛 절벽에 새긴 거대한 건물이 갑자기 나타납니다.
이 건물의 이름은 알카즈네(Al-Khazneh), 아랍어로 '보물창고'라는 뜻이에요. 1989년 영화 〈인디아나 존스: 최후의 성전〉에서 성배가 숨겨진 신전 입구로 나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.
이름도, 영화도 '보물'을 말합니다. 그런데 정말 이곳은 보물을 숨긴 곳이었을까요?
- 처음 생긴 의문: 이름은 전설에서 왔다
- '보물창고'라는 이름이 생긴 이유
카타르 매체 알자지라(Al Jazeera)에 따르면, 이 이름은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내려오던 믿음에서 나왔습니다. 건물 정면 꼭대기에 있는 돌 항아리(urn) 안에 이집트의 보물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였어요.
전설에 따르면, 모세를 쫓던 이집트 왕(파라오)이 보물을 지키려고 이 건물을 마법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. 그래서 '파라오의 보물창고(Khaznet al-Faroun)'라고도 불렸습니다.
꼭대기 항아리에 남은 총알 자국
알자지라는 이 항아리가 사실 통째로 깎은 단단한 사암이라고 설명합니다. 속이 빈 그릇이 아니었던 거예요. 하지만 보물을 꺼내려는 사람들이 이 조각에 총을 쏘았고, 그 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.
왜 이런 믿음이 생겼을까요? 사막 한가운데 이렇게 정교하고 화려한 건물이 있다면, "무언가 귀한 것이 숨겨져 있다"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. 이 전설은 이 땅에 살아온 사람들이 이 놀라운 건물을 이해하려 한 방식이었습니다.
학자들의 생각: 보물창고가 아니라 무덤
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다르게 보았습니다. 알자지라에 따르면, 많은 현대 연구자들은 이 건물을 영묘(왕이나 귀한 사람의 무덤 건물)로 봅니다. 건물 안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큰 방 하나와 작은 방 세 개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예요.
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의 지질학자 팀 키너드(Tim Kinnaird)는 이 건물이 서기 1세기 초 나바테아 왕국의 아레타스 4세(Aretas IV) 왕을 위한 영묘로 지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알자지라에 설명했습니다. 아레타스 4세는 대략 기원전 9년부터 서기 40년까지 다스린 왕입니다.
확신 정도: 알카즈네가 무덤 건물이었다는 해석은 유력함 단계예요. 많은 학자가 같은 생각이지만, 누구의 무덤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.
- 증거: 2024년, 발밑에서 나온 방
- 무엇을, 어떻게 조사했나
미국 방송사 CNN에 따르면, 요르단에 있는 연구 기관 미국연구센터(American Center of Research)의 피어스 폴 크리스먼(Pearce Paul Creasman) 소장이 이끄는 팀이 2024년 알카즈네 앞을 조사했습니다.
- 배경: 2004년, 알카즈네 앞 왼쪽 땅속에서 이미 무덤들이 발견됐어요.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, 페트라 관광청은 이 무덤들을 왕실 무덤으로 보고 있습니다.
- 질문: 연구팀은 "그렇다면 오른쪽에도 같은 구조가 있지 않을까?"라고 생각했어요.
- 방법: 땅을 파지 않고 땅속을 들여다보는 지표 투과 레이더(GPR)로 오른쪽을 조사했습니다. 호주 과학 매체 코스모스(Cosmos)에 따르면, 전자기 전도도 측정도 함께 썼습니다.
- 허가: 바레인 매체 GDN에 따르면, 연구팀은 요르단 정부의 허가를 받은 뒤에 발굴을 시작했습니다.
무엇이 나왔나
레이더에 잡힌 방을 파 들어가자, 무덤이 나타났습니다.
- 최소 12명의 유골: CNN에 따르면, 이는 페트라 안 한 장소에서 발견된 인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어요.
- 사람이 남아 있는 첫 무덤: NPR에 따르면, 2004년에 알카즈네에서 찾은 무덤들과 달리 이번 무덤은 유골이 그대로 남아 있는 첫 사례입니다.
- 드문 발견: 크리스먼 소장은 CNN에 지난 수십 년 동안 페트라에서 누구도 손대지 않은 매장 상태로 발견된 무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말했어요.
- 연대: 코스모스에 따르면,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팀이 흙을 분석한 결과 무덤 벽은 기원전 1세기 중반~서기 2세기 초의 것으로 나왔습니다.
확신 정도: 알카즈네 앞 땅속에서 12명의 유골이 든 무덤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확인됨이에요. 여러 나라의 언론이 같은 내용을 전했고, 요르단 정부 기관 책임자들도 현장에 함께했습니다.
- 반전: 유골이 쥐고 있던 '성배를 닮은 그릇'
- 영화가 현실이 된 순간
NPR에 따르면, 유골 가운데 한 사람이 도자기 그릇을 들고 있었습니다. 그런데 이 그릇이 영화 〈인디아나 존스: 최후의 성전〉에 나온 성배와 닮아 큰 화제가 됐어요. 영화에서 성배가 숨겨진 곳이 바로 이 건물이었으니, 우연치고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.
다만 이것은 진짜 성배가 아니라 약 2,000년 전 나바테아 사람들이 쓰던 평범한 도자기 그릇입니다. 그 모양이 영화 소품과 닮았을 뿐이에요.
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
저희 분석: 이 발견의 진짜 가치는 '성배'가 아니라 사람에 있습니다. 나바테아인은 거대한 바위 건물을 남겼지만,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. 유골이 그대로 남은 무덤은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드문 열쇠입니다.
-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
- 12명은 누구였을까요? CNN에 따르면, 연구팀은 유골과 유물의 정확한 연대를 재고, DNA를 추출해 12명이 서로 가족인지 확인하려 하고 있습니다.
- 왕실 무덤과 무슨 관계일까요? 왼쪽의 무덤과 오른쪽의 무덤이 같은 집안의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.
- 알카즈네의 주인은 누구일까요? 아레타스 4세라는 해석이 유력하지만,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.
이번 발견은 2024년 10월 다큐멘터리 방송과 보도 자료로 처음 공개됐습니다. 앞으로 나올 정식 연구 결과에 따라 이야기가 더 바뀔 수도 있어요.
페트라는 어떤 곳일까요?
유네스코(UNESCO)에 따르면, 페트라는 홍해와 사해 사이에 있는 나바테아인의 대상(隊商) 도시입니다. 아라비아, 이집트, 시리아·페니키아를 잇는 교차로였고, 아라비아의 향료와 중국의 비단, 인도의 향신료가 오가던 곳이에요.
-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.
- 도시의 절반은 지어졌고, 절반은 바위를 깎아 만들었습니다.
- 사막에 큰 도시를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은 물을 모으고 나누는 정교한 시설이었어요.
- 1812년, 스위스 탐험가 요한 루트비히 부르크하르트가 유럽에 이곳을 알렸습니다.
유네스코는 또 '페트라와 와디럼의 베두인 문화 공간'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. 페트라는 오래된 돌뿐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는 사람들의 삶이 함께 있는 곳이에요.
여행 팁: 다음에 알카즈네 앞에 서면
- 현장에서 꼭 볼 것
- 꼭대기의 돌 항아리를 올려다보세요. 망원 렌즈나 휴대전화 확대 기능을 쓰면 총알 자국이 보입니다. '보물창고'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보여 주는 흔적이에요.
- 발밑을 생각해 보세요. 여러분이 서 있는 앞마당 아래에 왕실 무덤(왼쪽)과 이번에 발견된 무덤(오른쪽)이 있습니다. 발굴 구역은 보호를 위해 덮여 있거나 출입이 막혀 있을 수 있어요.
- 건물 정면의 조각을 살펴보세요. 화려한 기둥과 인물 조각은 그리스·로마 양식과 나바테아 전통이 섞인 모습입니다.
- 실전 팁
- 아침 일찍 가세요. 시크를 지나 알카즈네에 닿는 길은 페트라에서 가장 붐비는 곳입니다. 유네스코도 시크의 혼잡을 관리 과제로 꼽고 있어요.
- 물과 편한 신발을 챙기세요. 페트라는 넓고, 대부분 걸어서 둘러봐야 합니다.
- 현장 안내판은 예전 설명일 수 있어요. 이번 발견은 최근 일이라, 안내판이나 가이드 설명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.
- 자주 하는 실수
- 알카즈네만 보고 돌아가기. 페트라에는 수도원(알데이르), 왕실 무덤군 등 볼거리가 훨씬 많습니다.
- '보물창고'라는 이름을 그대로 믿기. 이름은 전설에서 왔고, 학자들은 이 건물을 무덤으로 봅니다.
- 주의사항
- 유적을 만지거나 오르지 마세요. 사암은 바람과 비에 약해, 작은 손길에도 닳을 수 있습니다.
- 발굴 구역 안으로 들어가지 마세요. 연구가 계속되는 곳입니다.
- 현지 문화를 존중해 주세요. 베두인 주민의 사진을 찍을 때는 먼저 허락을 구하세요.
결론 및 요약
① 페트라의 알카즈네는 '보물창고'라는 이름과 영화 덕분에 유명해졌지만, 학자들은 이 건물을 무덤 건물(영묘)로 봅니다. ② 2024년, 알카즈네 앞 땅속에서 약 2,000년 전 나바테아인 최소 12명의 유골이 든 무덤이 발견됐고, 한 사람은 성배를 닮은 도자기 그릇을 쥐고 있었습니다. ③ 12명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릅니다. 현장에 가면 꼭대기 항아리의 총알 자국과 발밑의 무덤 자리를 떠올려 보세요.
오늘 바로 해 볼 일: 페트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, 알카즈네 정면 사진을 미리 찾아보고 꼭대기 항아리의 위치를 확인해 두세요. 현장에서 훨씬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.
보물은 없었지만, 그 자리에는 2,000년 전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. 다음 여행에서는 건물 너머의 사람을 만나 보세요.
※ 본 글의 발굴 관련 내용은 2024년 10월 공개된 보도와 연구팀 발표를 바탕으로 했으며, 이후 정식 연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 현장 운영 정보는 방문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.
참고 출처
- Petra (UNESCO World Heritage Centre, 국제기구)
- Secret tomb found under 'Indiana Jones' filming location in Petra (CNN, 미국, 2024-10-12)
- Archaeologists discover 12 skeletons at a buried tomb in Petra, Jordan (NPR, 미국, 2024-10-16)
- What's so spectacular about the new tomb discovery in Jordan's Petra? (Al Jazeera, 카타르, 2024-10-16)
- Hidden tomb found beneath one of the new Seven Wonders of the World (Cosmos Magazine, 호주, 2024)
- Secret Tomb discovered under 'Indiana Jones' filming locations in Petra (GDN Online, 바레인, 2024)